영화 속 사회학 도시와 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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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어느 책에 가 일본에 갈 때 영화 <란>(1985)의 깃발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홍콩에 갈 때 영화 <중경삼림>(1994)의 거리 풍경을 보고 싶다.
<중경삼림>은 왕가위(왕카이웨이)의 최고 영화는 아닐지 모르지만, 홍콩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영화이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기도 한다.
영화는 1994년에 만들어졌고 시대는 1960년대로 거슬러가지만,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1990년대 홍콩의 누벨 바그를 주도한 '왕가위의 신화'는 정말 평범한 이야기를 통해 최정상에 올라갔다.
영화의 플롯과 스토리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사실 어떤 면에서 왕가위 영화의 주제는 사실 평범하다 못해 진부하다.
<화양연화>(2000)는 두 남녀의 혼외 관계를 다루고 있는데 이런 영화는 이미 영화사에서 수천 편이 넘는다.
왕가위가 말했듯이 이런 주제로 영화에서 성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왕가위는 1960년대의 도시 이미지를 감각적 스타일로 황홀하게 복원했다.
어떤 사람은 왕가위가 내용보다 스타일에 더 치중했다고 불평할 수 있다.
그래서 <화양연화>도 실제 모습보다 과장되게 묘사하고 있다고 지적할 수 있다.
그 말은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하지만 영화는 원래 그렇게 만들어진다.
만약 다큐멘터리처럼 실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영화의 맛이 사라질 것이다.
영상을 통해 창조된 '영화적 분위기'가 중요하다.
히치콕 감독이 말했듯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나, 원작 소설의 플롯이나, 배우의 연기가 아니라 바로 순수한 ‘영화의 힘’이다.
영화는 어디에서, 어떻게 누구와 보는가가 영화의 완성이다
- 왕가위
왕가위의 영화는 히치콕의 스케치 그림처럼 철저하게 공간의 수학적 배치가 이루어진다.
프리츠 랑의 <메트로폴리스>(1927)처럼 기하학적 분위기를 통해 현대적인 도시의 느낌을 살려낸다.
홍콩이공대학에서 공부한 왕가위의 전공은 미술 디자인이었다.
그 때문인지 그의 영상은 마치 한 편의 그림 또는 사진 작품과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촬영감독은 크리스토퍼 도일이 맡았지만 왕가위의 미술적 취향이 담겨 있다.
영화의 스틸 사진은 윙시아의 작품인데, 영화를 찍고 나서 별도로 촬영했다.
그의 사진은 약간 초점이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중심에서 벗어났으며, 뭔가 기술적 오류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거기에 바로 왕가위의 연출이 담겨 있다.
왕가위는 윙시아에게 “어떤 남자가 사진 속으로 걸어오는 것을 상상해 보라"라고 주문했다.
그렇게 전설적인 '왕가위 스타일'이 탄생했다.
왕가위와 히치콕의 다른 점은 서스펜스가 아니라 로맨스를 아름답게 그려낸다는 점이다.
마치 톰 포드의 <싱글 맨>(2009)처럼 (아쉽게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환상적인 색상과 빛은 영상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카메라의 각도는 좁은 골목에 올라가는 장만옥(매기 청)을 따라 올라가고, 반대편으로 내려오는 양조위(토니 량)를 따라 내려간다.
그들의 만남은 언제나 관객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아련하게 만든다.
어쩌면 그의 로맨스는 서스펜스를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앨프리드 히치콕과 유사하다(히치콕이 말했듯이 서스펜스와 공포는 다르다). 히치콕과 마찬가지로 왕가위의 영화에는 그 만의 독특한 미학과 사회를 보는 시선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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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와 시간
왕가위의 영화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은 빠른 장면의 변화이다.
<중경삼림>에서 경찰이 범인을 쫓는 장면은 빠른 화면의 변화로 관객의 시선을 압도한다.
레인코트를 입고 노란 가발과 검은색 선글라스를 쓴 임청하(브리짓 린)가 총을 쏘며 달리는 장면은 전광석화처럼 빠르다.
이런 빠른 화면은 <아비정전>(1990)의 마지막 장면에서도 볼 수 있다.
홍콩 지하철을 보여주는 모습은 압권이다.
이렇게 쏜살같이 움직이는 이미지는 대도시 생활의 단면을 보여준다.
사실 뉴욕을 제외하고는 홍콩의 도시처럼 정신없이 빠르게 움직이는 도시는 거의 없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홍콩에 간다면 그곳 지하철의 에스컬레이터가 서울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빠른 영상 이미지는 도시의 삶이 긴박하게 움직이는 현실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전문가의 관점에서는 리얼리티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너무 빠른 장면은 분명 과장이고 의도적으로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점이야말로 영화가 갖는 특수한 효과이다.
현실을 과장하여 영화가 의도하는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사실 이소룡(부르스 리)의 <용쟁호투>(1973) 등 무술 영화의 빠른 손동작은 같은 속도라 해도 영화 속에서 더욱 극적인 느낌을 준다.
빠른 영상의 이미지가 도시 생활의 속도를 과장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만, 우리가 그것에 공감하는 이유는 바로 실제 도시 생활이 빠르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영화 속 거리의 자동차는 빠르게 움직이고 사람들은 주위에 무심한 채 빠르게 거리 속으로 사라진다.
<중경삼림>에서 양조위는 거리 상점에서 뭔가를 마시는 장면은 느리게 움직이는데, 거리를 걸어가는 사람들은 쏜살처럼 지나간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람의 동작이 아니라 사람들의 시간이다.
도시의 삶에서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아침에 출근하는 데 1시간이 걸려도 우리는 느리게 지나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회사에 가만히 앉아서 8시간 근무해도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갔다고 느낀다.
왜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빠르게 느끼는 것일까? 여기에 현대 생활의 중요한 본질이 있다.
시간은 그대로인데 바로 우리의 느낌이 달라진 것이다.
시간 관리의 일상화는 현대 산업 문명의 중요한 요소이다.
농업 문명에서도 시간을 활용했지만 산업 문명은 더 철저히 시간을 통해 인간을 지배했다.
20세기 초 경영학을 창시한 윌리엄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는 ‘시간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한편 노동운동은 8시간 노동제를 요구하면서 세계적 연대 운동이 되었다.
그러나 최근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사라졌다.
오늘날 앨빈 토플러가 말한 ‘제3의 물결’이 오고 유연근무와 재택근무가 늘어나도 우리는 늘 시간에 쫓기며 살아간다.
동시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도 더 빨리 움직이기를 원한다.
거리가 막히며 자동차가 느리다고 원망한다.
택배 배달이 늦으면 빨리 오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심지어 카톡을 보내도 상대가 1시간 동안 응답이 없으면 기분 나빠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없던 시대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도시의 삶은 점점 빠르게 느껴진다.
왕가위 영화 속의 빠른 영상 이미지는 도시 풍경의 파편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우연과 필연
왕가위의 영화에서 중요한 특징은 서사의 개연성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은 현실성도 없을 뿐 아니라 어떤 캐릭터도 전형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일상생활에서 작은 에피소드를 우연한 계기를 통해 그대로 드러낸다.
<중경삼림>(1994)에서 경찰관 양조위를 좋아해 집에 몰래 들어가 청소를 하는 왕페이의 모습은 작위적일 뿐 아니라 아예 비현실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장면에서 서스펜스를 느낀다.
왕페이가 양조위에게 들키지 않기를 바라면서 히치콕 영화와 같은 조마조마한 느낌을 갖게 만든다.
이게 바로 영화가 가지는 힘이다.
영화는 단순히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청중을 빨려 들게 만들어야 한다.
청중의 감정이입이 없다면 영화는 실패한다.
그런 점에서 영화에서 인과관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영화에서 탐정소설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심지어 범인이 분명한 범죄 영화에서도 의외의 반전을 보여주는 플롯이 없다면 청중은 흥미를 잃는다.
왕가위는 이러한 관객의 심리를 꿰뚫고 아예 모든 사회적 관계의 인과성을 의도적으로 무시한다.
사람들의 관계는 우연성에 따라 표류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초현실적이다.
<중경삼림>에서 경찰관 금성무(타케시 카네시로)와 마약 중개상 임청하가 만나는 장면은 아무런 인과성을 보여주지 않는다.
어떤 만화에서도 이런 장면을 보여주지는 않을 것이다.
마치 프란츠 카프카의 <심판>이나 <성>에 나오는 어리둥절한 장면이 떠오를 정도이다.
영화 속의 사회적 관계에서 권력, 명예, 지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의 삶을 규정하는 자본주의, 관료제, 익명의 감시 체제도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중경삼림>의 주인공들은 성공한 사람들이나 부유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경찰관, 가게 주인, 비행기 승무원 등 평범한 이웃 사람들이다.
오리고기 덮밥과 완탄면 등 길거리 음식을 먹는 서민의 풍속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때로는 빈곤의 비참함도 보여준다.
그러나 어떠한 항의도 계급투쟁도 개혁을 위한 행동도 없다.
하지만 사람들이 우연히 만나고 허망하게 헤어지는 장면 속에서 청중은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 현실을 보여주는 리얼리티와는 전혀 다르다.
오늘날 우리의 모든 인간관계는 우연적 에피소드의 연속처럼 느껴진다.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이민과 이주가 급증하고 우리는 가까운 이웃이 전혀 낯선 사람으로 가득 찬 현실을 목격한다.
뉴욕, 런던, 파리를 분석한 미국 사회학자 사스키아 사센의 <글로벌 도시>는 홍콩의 도시 풍경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홍콩 섬 센트럴의 증권거래소는 전 세계의 돈이 24시간 움직인다.
한편 주룽반도 침사추이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충킹 맨션’에는 ‘홍콩의 아프리카’로 불릴 정도로 하루 종일 다양한 이민자들이 북적인다.
인류학자 고든 매튜스는 충킹 맨션을 ‘세계 중심의 게토’라고 불렀다.
인도와 동남아뿐 아니라 아프리카 등 전 세계 각지의 무역상과 가난한 이주노동자들이 가득하다.
1층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카레 냄새가 진동하여 전혀 다른 나라에 온 듯한 느낌을 갖게 만든다.
거기에서 금성무와 임청하는 서로를 모른 채 스치듯 지나간다.
그러나 그런 우연한 만남이 단지 무의미나 권태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체코 작가 밀란 쿤데라가 말한 ‘무의미의 축제’는 사실 도시 생활의 전부를 보여주진 않는다.
우리는 연속적인 우연성 속에서 어리둥절할 때도 많지만 오히려 권태를 느낄 여유도 없을 때가 많다.
홍콩 지하철을 가득 메운 통근자들이 모두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위챗 메시지를 보내고, 게임을 하고,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권태를 느낄 틈이 있겠는가? 프랑스어로 권태(ennui)는 단순한 지루함이 아니라 삶의 무의미함을 함축하고 있다.
이는 1990년대 학계에서 포스트모던 현상의 사례로 많은 관심을 끌었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루함도 무의미함도 느낄 여유가 없다.
디즈니랜드의 롤러코스터처럼 빨리 움직이기 때문에 너무 정신이 없고,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생각할 여유가 없다.
질주하는 세계는 너무 빠르게 움직이고 우리의 사고는 정지되었다.
그러나 누군가에 의해서 계획된 것은 아니다.
누구도 목적지를 모른다.
그냥 누가 만들었는지조차 모르는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미국 작가 폴 오스터는 자신의 소설에서 등장하는 터무니 없는 서사 구조를 '우연성의 미학'이라고 표현했다.
왕가위의 영화도 우연성을 영리하게 서사 구조 속에 끼워 넣는다.
<화양연화>에서 양조위와 장만옥이 서로 자신의 아내와 남편의 역할을 연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두 번의 다른 버전을 보여준다.
그들의 상상에 의한 것이든, 실제에 가까운 것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자신의 아내와 남편이 만나는 우연을 그렇게 두 가지 버전으로 상상하는 것이다.
마치 영화 <슬라이딩 도어즈>(1998)처럼 그때 우리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다르게 살았을 것이라는 암시를 주는 것조차 피한다.
심지어 장만옥이 남편(양조위가 이중 역할을 맡았다)의 고백을 듣는 장면에서도 두 개의 버전을 보여준다.
관객들은 장만옥이 갑자기 양조위의 뺨을 때리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그들이 헤어지는 연습도 두 개의 버전이다.
영화적 상상력은 철저하게 우연성에 복종한다.
어디에도 필연적 인과성이 드러나지도, 작은 암시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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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든 인간관계나 사회적 현실에 숨겨진 이유와 원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그것을 정확하게 이해하기는 매우 어렵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우연히 만나고, 함께 대화를 하고, 심지어 사랑에 빠지는 행위는 정말 기가 막힌 우연이 아니고는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러나 분명히 그 우연 이면에는 필연적 인과성이 존재한다.
단지 우리가 모를 뿐이다.
하지만 왕가위는 너무 복잡한 일에 무리하게 논리적으로 설명하려고 하지 않는다.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처럼 마지막 단계에서 진실을 드러내는 장면은 꿈도 꾸지 않는다.
숨겨진 인과성보다 표면에 드러나는 우연성을 아름답게 그려낼 뿐이다.
이런 점에서 왕가위의 영화는 나무의 잎보다 나무 위에 반짝이는 빛의 움직임을 그려내려는 파리의 '인상파'이다.
왕가위의 영화는 문학 작품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그는 <아비정전>과 <해피 투게더>가 아르헨티나 작가 마누엘 푸익의 <상심의 탱고>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훌리오 코르타사르, 무라카미 하루키, 홍콩의 김용과 류이창도 왕가위의 영화 속에서 빛을 발한다.
문학 작품과 달리 왕가위의 영화는 카메라를 통해 영화적 이미지로 재창조되었다.
고독한 개인들의 우연한 만남과 사건은 뚜렷한 서사 구조보다 희미한 기억과 의식의 흐름 속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결국 삶은 파편화되고 이미지와 기억으로만 남을 뿐이다.
영화 속 우연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비슷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우연이 반드시 극적이지는 않다.
왕가위는 <화양연화>에서 좁은 집과 길목에서도 일정한 프레임을 보여주면서 비슷한 장면을 계속적으로 반복한다.
마치 공장의 어셈블리 라인이 돌아가는 것처럼 인생의 장면이 교차되어 흘러간다.
시게루 우메바야시의 ‘유메지의 테마’와 같은 탁월한 배경음악이 아니었다면 단조로울 수 있는 장면이지만, 왕가위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그 장면을 훌륭하게 연출한다.
첼로 선율은 두 남녀의 모순적 상황의 우울한 분위기를 극적으로 표현한다.
냇 킹 콜의 음악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가 흐르는 분위기도 잊을 수 없다.
'키사스'는 '아마도'라는 뜻을 가진 스페인어다.
익숙하고 매혹적인 음악이 흐르고 있다는 점만 빼면 우리가 살고 있는 실제 상황과 비슷하다.
영화 <데몰리션>(2015)의 주인공 제이크 질렌할이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면서 길에서 기괴한 춤을 추는 장면은 자신만의 세계에서 갇혀있는 개인의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우리는 길에서도 지하철에서 버스에서도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날 우리는 자신만의 음악을 들으며 자신만의 세계에 머무른다.
우리는 서로 시 을 마주하지 않은채 아무런 교류도 하지 않으며 때때로 우연히 몸이 부딪혀도 아무렇지도 않게 외면하며 지나간다.
영화 <화양 연화>는 거대한 익명의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기억을 한 편의 시, 또는 작은 단편처럼 미학적, 사화학적 영상에 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왕가위의 영화 속 도시는 우리 자신의 삶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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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태
고려대학교 공공정책대학 사회학 교수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대학원에서 공부했으며 런던정경대학(LSE)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최근 저서로 <모두를 위한 사회과학>, <시민의 세계사>, <사회적 인간의 몰락>, <문화사회학의 이해>(공저)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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